W. 현재 2. 무대연출과와 연극영화과는 각자 하는 일만 다르지, 목적은 동일하게 한 연극을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두 과는 몇몇 전공 기초만 따로 듣고, 나머지 전공 수업을 같이 듣고 있다. 학년별로 연출과는 무대를 만들고, 연영과는 연기하고. 그것이 두 과의 한 학기 과제이자, 중간고사이자, 기말고사다. 다른 전공 기초 과목은 시험을 보기는 하지만. 그...
W. 현재 8. 어쨌든, 걔가 매일 우리 집 와서 나랑 피아노를 쳤었어. 그때 내가 13살이었거든? 걔랑 합주곡도 만들고 같이 콩쿨도 나가고 그랬어. 아, 나 어렸을 때는 콩쿨 나갔다 하면 대상은 내가 타는 거였는데. 상 주는 기준? 아마도 컴퓨터처럼 악보대로 정확하게 치는 거? 원래 모든 연주에는 자기 해석이 들어가면서 조금 느낌이 달라지기 마련이거든. ...
W. 현재 7. 어느 날은 혼자 피아노 연습했던 걸 엄마한테 연주해 드렸었어. 그랬더니 우리 아들 자랑스럽다고, 우리 아들 천재라고. 그러면서 이것도 쳐봐라, 저것도 쳐봐라. 그러더니 며칠 뒤에 엄청, 멋있는… 아무튼 새 그랜드피아노가 집에 들어왔어. 막, 이만한 거. 엄마가 나 피아니스트로 밀어주겠다고, 새 피아노를 사주신 거야. 그때 기분 진짜 좋았었는...
W. 현재 2. 목에서 피맛이 나는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운전 연습 좀 미리 해둘걸. 뒤늦은 후회를 잠시 하다가 애써 마른침을 꾹 삼켰다. 차가 없어서 어차피 운전은 못했을 테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별의별 후회를 다 하게 된다. 쓸데없는 후회를 뒤로 하고, 미어터질 정도로 가득 찬 백팩을 고쳐메며 계속해서 발을 옮겼다. 남준은 계속 호석에게 전...
W. 현재 6. 코코아 좋아하냐. 마셔라. 무슨 일 있었는지 물어봐도 되냐. 아니면 내 얘기 먼저 해줄까. 나한테 궁금한 거 없냐. 그래, 궁금할 거라 생각했어. 좀 길다. 듣다 자지 마라.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까. 아, 내 얘기 하려니까 오글거리네. 야, 웃지 마. 아무튼, 내가 엄청 어렸을 때… 다섯 살 쯤. 엄마가 집에 조금 낡은 피아노를 들였어....
W. 현재 5. 왼손에는 고무공을 쥐고 오른손에는 펜을 쥔 채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만 있다가, 손에 있던 걸 내던지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작업을 아예 안 하자니 감을 잃을까 두렵고, 작업을 하자니 무리가 와서 왼손이 아플까 두렵고. 이도저도 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을 바에는 찬 물로 속이라도 시원하게 해주자 싶었다. 방문을 열고 나와 터덜터덜 부...
W. 현재 이번 편은 가정폭력과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주의해 주세요. 4. 소파에 혼자 앉아 있으면, 소파가 둥둥 떠올라 어디론가 날아갈 것 같았다. 무릎을 모아 팔로 끌어 안고 거기에 턱을 괴었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지만 거실 벽에 걸려 있을 시계 초침 소리가 거슬렸다. 팔을 뻗어 소파 옆에 있는 스탠드를 켰다. 거실 벽에 걸려 있는 시계가 보였다....
W. 현재 3. 형! 오셨어요? 윤기는 현관문 도어락을 풀고 문을 열자마자 바람처럼 달려와 맞이하는 정국을 보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대답이 없자 의아했는지 고개를 갸우뚱 옆으로 기울이는 정국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은 윤기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밥은 챙겨먹었냐. 네! 설거지도 했어요. 그래, 잘했네. 윤기는 손을 뻗은 정국에게 자연스럽게 장...
W. 현재 2. "석진이 형." "어, 왔냐. 앉아라." "어. 형." "다음부턴 노크 좀 하고 들어오고." "하는 일도 없으면서." "뭐 인마?" "뭐. 아무튼, 형." "손 줘봐. 오, 많이 좋아졌네. 요즘도 손 떨리고 그러냐?" "어. 그래서 요즘은 일 안 하고 있어. 아, 근데 형." "그럼 재활 치료는 금요일마다 오는 걸로 바꾸자." "몇 시?" ...
W. 현재 1.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합시다. 여기 얼마나 있었어요? …모른다고요. 뭐…, 그럴 수 있지. 왜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도망쳤다고? 누구한테서? …아, 아빠한테서…. 대신 신고해줄까요? 신고하면 안 된다고요? 아, 이미 많이 해봤구나…. 남자라서 가정폭력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고요? 경찰이? 뭔, 개좆같은 논리를 펼치고 있어. 자식은 부모...
W. 현재 0. 예전에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밤하늘 그리기 대회였나.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가 밤하늘을 검정색으로 칠해서 제출했더니 자신보다 못 그리는 아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밤하늘은 검정색이 아니라 남색이기 때문에 관찰을 잘 한 아이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의 교훈이 뭐였는지 기억나지도 않고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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